본문 바로가기
일본유학

문부성 국가장학생(학부연구생)

by 07hun 2024. 3. 23.

*이 글은 필자가 입시를 했던 2019년 기준이며 2020년에 네이버 블로그에 써두었던 내용을 복붙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문부성 장학생에 대해 궁금한 점은 직접 대사관 홈페이지에 가서 찾아보시길..

 


 

 사실 EJU 외에도 일본 유학을 가는 길을 많다. 뭐 외고 애들 중에 영어 성적만으로 사립 대학교에 입학하는 시스템도 있다고 하는데 그쪽은 잘 모르겠고, 필자가 직접 경험해 본 것은 문부성 국가장학생이라는 제도로 이것에 대해서 소개해 보겠다.

 

공대 국비(한일 이공계 학부 유학생)

공대 국비는 일본에 크게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수도 있다. 정식 명칭은 한일 이공계 학부 유학생이다. 1998년부터 시행되어서 내가 원서 쓰는 해(2019년)부터 폐지되었다. 그리고 대신해서 생긴 게 문부성 장학생이다. 엄밀히 말하면 저 공대 국비와 별개로 문부성에서도 장학생을 뽑고는 있었으나 연간 1,2명? 정도로 극히 드물었던 걸 이과 25명 문과 12명(잘 모름)으로 늘려 준 것이다. 불행히도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뽑는 인원도 줄어들어버렸다. 원래 공대 국비에서는 100명 뽑던걸 25명으로 줄였으니 1/4로 줄어든 것이다. 뭐 없어지는 것보단 나으니까 감지덕지하는데 참 운도 지지리도 없게 필자는 1차 필기(40명)에는 합격했으나 2차 면접에서 떨어졌다. 공대 국비가 1년만 더 길었어도 붙었을 텐데 ㅠ... 암튼 이렇게 문부성 장학생 제도는 공대 국비의 시스템을 거의 계승(?) 하게 된다.

 

 

문부성 장학생

일본의 교육부인 문부과학성

일본 문부과학성은 우리나라로 치면 교육부쯤 해당하는 정부 기관으로 어찌 됐건 새롭게 장학생을 뽑게 된다.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서 준비과정과 장학금 등을 소개해 보겠다.


1. 문부성 출원에 필요한 서류

 문부성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로 했을 때, 학원 선생님이 너네 문부성 시험 앞두고 일주일은 서류 땜에 그냥 버린다고 했었다. 그때는 "ㅋㅋ얼마나 게으르면 그거 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려" 했는데 그게 내 얘기였다. 자세한 건 기억 안 나지만 생각나는 데로 끄적여 보겠다. 자세한 사항은 대사관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시길.

 

-연구계획서

 이름부터 먼가 찝찝한 이 서류가 문부성 준비를 꺼리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우선 최소 글자 수만 일본어로 2000자이다며 연구 내용이 한일 관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어쩌고저쩌고 이렇게 나라에서 돈을 주는 거다 보니까 뭔가 공익에 이바지할 만한 주제를 선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나는 주제 정하는 데만 한 달은 걸린 것 같다. 쌤이랑 맨날 추노하면서 이거 언제 쓸 거냐고 하다가 결국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란 주제로 하게 되었다. 뭐 한국 일본 둘 다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국가니까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씁시다 이런 취지로 정했다. 사실 학부 유학생한테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냥 구글에서 얼마나 성실하게 조사를 했느냐, 얼마나 성실하게 글자 수를 채웠느냐 정도를 평가한다. 주제만 정하면 그다음은 그냥 조사라서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귀찮아서 그랬지. 그리고 문부성에 최종 합격한 지인의 연구 주제는 음향기기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만큼 연구계획서를 많이 안 보고 정말 제출했느냐, 글자 수를 채웠느냐의 성실함을 평가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어디 기사 복붙하는건 안된다. 면접 때 질문함.

 

 

-그 외 기타 서류

 저거 말고는 크게 준비할 건 없다. 그러나 문부성에서 채워오라고 하는 워드 파일, 엑셀파일, pdf 파일, 담임 추천서, 학교 서류 등등 자잘 자잘한 게 꽤 많았다. 말 그대로 서류 작업인데 일본 특유의 서류에 집착하는 변태스러움 때문에 신경 써서 준비하고 넉넉잡아 일주일 동안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이 서류 형식은 매년 바뀌는 것 같은데 역시 대사관 홈페이지를 참고해 보시길.

 

 

2. 문부성 장학생 선발 시험

 

 당연하게도 나라에서 돈 주는 시험인 만큼 까다로운 시험을 치러야 한다. 과목은 수학, 이과 택2(물화생), 영어, 일본어가 있고 각각 점수는 200, 200, 200, 100, 50이었는데 지금은 또 모르겠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문부성은 6월에 실시된다. 그만큼 재수생에게 유리하고 혹시 현역이 문부성을 보고 싶다면 6월 전까지 충분히 공부해두길 바란다. 아 그리고 문부성 시험은 왜인지 모르게 영어로 출제된다. 한국어 번역본을 같이 주긴 하지만 오역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밑밥을 깔고 실제로 필자가 본 시험에서도 큰 오역이 있었다. 그러니 연습 때도 영어로 된 문제지로 푸는 것을 추천한다.

이건 몇 년도인지 모르는 인터넷에 떠도는 문부성 시험 시간표인데 내가 봤던 시간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금도 비슷할 듯.

 

-화학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화학은 EJU와 시험 범위가 같았다. 그러나 EJU와의 차이점은 유기화학이 굉장히 디테일하고 자잘한 것까지 물어본다는 것이다. 아마 여기서 변별력을 가르겠다는 의지 같은데 그냥 외울게 더 많아서 짜증 났던 기억밖에 없다. EJU에서 잘 안 물어보는 고분자 파트의 단백질, 아미노산, 효소 등등.. 이렇게 책 끄트머리에 있는 애들이 출제되곤 한다. 그런데 어차피 100점 방지용이라 그냥 풀만한 거 다 풀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또한 아직도 기억나는 문제가 면십입방체 밀도 계산하는 거였는데 한 변의 길이를 1.XXX 이렇게 주니까 저거 세제곱하고 아보가드로수 곱하고 했던 기억이 있다. 연습할 때도 원래는 계산기를 쓰면 안 되는데 나는 귀찮아서 맨날 계산기 쓰다가 현장에서 호되게 당했다. 계산기를 쓰면 그만큼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현장에 가면 평소보다 더 계산이 안되니까 평소에 틈틈이 계산 연습을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물리

 물리는 특별히 EJU와 다른 것이 없었다. 당연히 EJU보단 어려웠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출제되었고 필자도 물리를 가장 잘 봤던 것 같다.(얘네가 점수를 안 함)

 

-일본어

 일본어. 이과는 이 시간을 통해 잔다. 일본어는 3단계로 나누어져 있는데 A는 N4, N5 수준으로 이거 못 풀 정도면 애초에 일본 유학을 생각하면 안 된다. B는 대충 N3. C는 N2, N1 정도? 필자는 조금이라도 점수를 만회해 보려고 C까지 풀었으나 옆 책상 애들은 걍 중간부터 잤었다. 뭐 50점 밖에 안되니까 그냥 슥 보고 풀건 풀고 아닌 건 그냥 버리는 것 같다. 문과는 여기서 승부가 나지만 이과에겐 그냥 쉬는 시간이다. 애초에 일본 유학 시험에 50점을 배점한다는 게 풀고 싶음 풀고 싫음 말고 ㅋㅋ이런느낌이 아닐까.

 

-영어

 영어. 이건 우리가 생각하는 English가 아니다.  "일본식 영어"라는 새로운 과목이다. 이젠 한국에서도 다루지 않는 디테일한 문법과 실생활에서 절대 안 쓰는 숙어, 그리고 수능 지문보다 긴 독해로 구성돼있었던 것 같다. 이거 한 번 공부해 보면 일본 애들이 왜 영어를 못하는지 바로 납득이 간다. 교육과정이 이따군데 뭘 배우려는지.. 영어는 문제건 공부건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냥 수업만 듣고 공부 거의 안 하고 삘로 풀었다.

 

-수학

 대망의 수학. 누가 시간표를 이렇게 짰는지 항상 수학을 젤 기진맥진한 상태로 보게 된다. 수학의 범위는 일본 고등과정 전부다 즉 1A~C까지다. 서류상으론 EJU와 물론 범위가 같지만 EJU에선 실질적으로 2B~C에서 문제가 출제되는 반면 문부성 수학에는 A 범위의 문제 특히 도형 관련된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 문부성을 준비하면서 다른 이과 애들이 신나게 미적분하는 동안 옆에서 문과 애들이랑 도형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 대충 말하자면 중학교 때 배우는 모든 도형이다. 그중 중3 마지막 때 배우는 원주각, 중심각 같은 애들이 특히 공부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 외에 B와 C는 당연히 필수고.

 

 

3. 면접

 이렇게 열심히 시험을 보고 6월 EJU도 끝나서 슬슬 풀어질 때쯤 1차 합격자 발표가 나온다. 매년 다르지만 내가 본 해에는 1차에 약 40명 정도를 붙였다. 그중 15명 떨구고 25명이 최종 합격이다. 아무튼 결과가 나오면 그때부터 면접 준비를 하게 된다. 면접 내용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에 일반화해서 말하긴 그렇고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끄적여 보자면 당연히 연구 내용에 관련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이걸 자기가 쓴 게 맞나, 이거에 대해서 어느 정도 흥미가 있는지 등을 주로 물어보기 때문에 연구계획서는 반드시 자기가 쓰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시험 관련 질문. 여기가 약간 탈락 플러그인데 수학,이과 관련해서 성적이 저조하다고 하면 떨어질 확률이 높다. 실제로 나랑 같이 떨어진 사람들은 수학, 화학으로 쿠사리 먹었는데 합격한 형은 영어 가지고 뭐라고 했다고 한다. 뭐 항상 그런 건 아니니 혹시 물어보면 지혜롭게 대답하길. 그리고 그 외에 심심한 질문들 일본 왜 가냐, 1지망 어디 가고 싶냐 등 학원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물어본다. 아 그리고 가끔 학교 성적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 유학을 준비해서 내신 못 챙겼다고 말해야지 뭐.. 마지막으로 공대 국비는 확실하게 일본어로 면접을 봤는데 갑자기 우리 때부터 한국어로 면접을 봤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양쪽 언어로 면접 준비를 잘 해야 할듯하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떨어졌다. 이때가 와세다대학교 면접 본 날이었는데 와대 면접도 조져서 자살할까도 생각해 봤는데 다행히도 한쪽은 붙여줬네. 그리고 이제부턴 내가 모르는 내용이라 지금 오사카에서 예비교육받고 있는 합격자 형한테 물어보며 써보겠다.

 

 

4. 문부성에 합격한다면?

Conglatulation!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우선 문부성은 오사카대학에서 1년 동안 예비교육을 받는다. 그러니 현역으로 가도 일본 애들보다 1년 뒤처지고 군대 갔다 오면 3년.. 암튼 1년 동안 예비교육을 받으면서 이것도 성적을 매긴다. 그렇게 1년 동안의 성적을 가지고 대학에 지원하게 되는데 자세한 인원은 모르겠으나 1등 도쿄대, 2등 교토대, 3~5등 동경공업대 이런 식으로 당연히 성적순으로 좋은 대학으로 가게 된다. 문부성은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모르겠는데 공대 국비 꼴찌(100등)은 사이타마 대학에 갔다는 소문이 있다(한국으로 치면 경기대쯤). 아 물론 사립대학교는 지원 불가다(비싸서).

 

 

5. 문부성 혜택

 가장 중요한 문부성 장학생의 혜택에 대해 얘기를 안 했었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공대 국비+알파이다. 우선 4년간 학비 전액 무료+매달 생활비 지원(대충 130만원)이기에 도쿄 같은데 아니면 저 130만 원으로 어지간한 방값이랑 생활비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이게 끝이지만 정말 좋은 혜택이다. 아 참고로 저 장학금은 군대 가면 끊긴다 ㅋㅋ 그래서 공대 국비로 간 선배들은 보통 3학년때나 졸업하고 간다고 하드라.


아무튼 필자는 떨어졌지만 이 글을 보고 문부성 장학생에 관심이 생긴 분이 계신다면 필자를 뛰어넘어 꼭 합격하시길...

 

'일본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JU 화학 공부 방법  (1) 2024.03.25
EJU 일본어 공부 방법  (2) 2024.03.24
일본 유학 준비 과정  (1) 2024.03.24
일본 의대,치대,약대의 현실  (2) 2024.03.23
내가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된 이유  (0)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