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난데없이 웬 성적표냐 하면 이번 포스팅에선 필자가 EJU를 준비하면서 얻은 요령이나 공부 방법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하는데 마지막에 "저는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수학 140점이었어요" 이러면 좀 그러니까; 처음부터 EJU를 성적표를 까고 나름 준수한(사실 잘 보긴 했음) 성적을 거두었으니 믿을만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0. EJU 일본어
EJU 일본어에 대한 소개는 일본 유학 준비과정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간략하게 말하자면, 전체적인 난이도는 JLPT 1.5급. 독해에서 문법은 N2를 베이스로 하지만 단어는 N1 단어도 많이 나옴. 청해, 청독해도 2급과 1급 사이지만 EJU청독해에 나오는 자료(표, 그래프, 그림 등)가 다소 까다롭다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JLPT와 다르게 EJU 일본어는 진정한 일본어 실력보단 약간 요령껏 푸는 것도 중요해서 어느 정도의(대충 N2쯤) 일본어 실력을 갖춘다면, 빨리 읽기, 답이 어딨는지 예상하기, 청해는 뭐.. 익숙해지기 이런 것들을 잘 캐치해내면 충분히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N1 만점 받고 게이오 간 같은 학교 출신 문과 친구와 필자의 EJU 일본어 점수가 똑같다. 아직도 그 친구한테 중요한 서류 보낼 때 첨삭을 받고, N1 점수도 60점 가까이 차이 나는데 EJU 점수는 똑같다. 그러니 N2 정도의 일본어 실력을 쌓았으면 EJU 기출을 통해 요령을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일본어를 그렇게 잘하지 않기에 이번 포스팅은 일본어에 있어선 재일교포 수준에 속하는 저 녀석에게 자문을 구해가며 작성해 보겠다.
1. 기술(記述)

위의 사진처럼 2가지의 제시문 중 하나를 골라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A4 원고지에 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EJU 성적을 낼 때 기술성적은 제외하므로 크게 부담은 없지만 가끔 보는 대학도 있고 잘 봐서 나쁠 건 없으니 어느 정도의 공부는 필요하다.
첫 번째로
비단 기술에서 뿐만 아니라 한자는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필수다. 필자는 일본어를 공부하기 전엔 4 이상의 한자도 몰랐으며 자기 이름도 못쓰는 흔히 말하는 까막눈이었다. 그래서 꼭 기술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한자를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산 책이 이거다.

오른쪽 사진처럼 어떤 한자의 부수?를 통해 왜 이런 뜻이 생겼는지 설명해 주는 책이다. 가끔 이건 좀 억지 같은 데라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물 수 변도 모르는 까막눈에겐 이렇게 해설이 있는 한자책을 두고 공부하면 매우 편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기존에 한자를 배웠거나, 한자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면 굳이 이런 책을 따로 볼 필요는 없지만, 한번 훑어보면서 일본어 요미가나나 자주 나오는 표현들을 외워두면 좋을 듯하다. 참고로 저 책은 2권까지 있는데 2권은 굳이..? 하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일단 어렵고 1권에서 나온 한자가 N3~N2 정도에 해당되는데 그 정도 한자를 외워놨으면 EJU를 푸는데 별로 지장이 없다. 따라서 그냥 1권을 여러 번 봐서 잘 외우고 모르는 한자는 나오면 따로 정리해두는 정도로만 해도 될 것 같다.
두 번째로
원고지 작성법과 규칙, 소논문에 자주 사용되는 표현 등을 익혀놓을 필요가 있다. 사실 이건 필자도 잘 안 했다. 애초에 기술을 50점 만점으로 공부하는 것도 아니었고 걍 40점만 넘어야지 했는데 딱 40이 나왔다; 이건 보통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데 원어민 선생님의 첨삭을 통해 일본어 원고지 작성법과 규칙을 배우고(몇 번 써보면 금방 배움) 독해 풀면서 이건 좀 있어 보인다 싶은 문장을 외워서 그때그때 써먹으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듯하다.
2. 독해(読解)

순서대로 단문, 중문, 장문이다. 독해 총 25문제는 단문 10지문(10문제), 중문 6지문(12문제), 장문이 1지문(3문제)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두절미하고 독해는 그냥 스피드다.
첫 번째로: 가독성 떨어지는 히라가나 문장에 익숙해지기

위에서 언급한대로 한자에 어느정도 익숙해졌다면 이런 문장은 사실 문제가 안 된다. 한자만 바로 바로 나오면 한국어 어순 그대로(일본 사카협회는23일, 도내에서 평의원회를 열어 임기만료에 이어 사퇴하는...) 해석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자가 되었다는 가정 하에 독해에서 발목을 잡는 것은


이런 식으로 일본어 특유의 빙빙 돌리는 화법으로 어미(語尾)가 히라가나로 길게 늘어지는 문장들이다. 위의 문장은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저런 히라가나ばかりの어군(語群)이 연속적으로 나오면 가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러니 이런 문장들을 꼼꼼히 살펴보며 일본어 문장구조에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한자가 읽힌다면 독해가 한국인 버프를 사용하기 가장 좋은 과목이니 독해는 일단 많이 풀면 그 만큼 점수가 (어느 정도까지는) 잘오르는 과목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두번째로: 문제 유형별 요령 파악
이건 글로 설명하기가 좀 애매한데 지문보다 문제를 먼저 읽고 '이런 유형은 다 읽을 필요 없겠다', '이런 지문은 접속사 앞뒤를 보면 되겠다', '이 지문은 밑줄 친 부분 주변을 보면 되겠다' 등의 자신만의 요령이 생긴다. 이건 직접 풀면서 쌓아가는 수 밖에.. 그러나 어느 정도 위험성은 있다. 여기가 답이겠거니 하고 읽었는데 답이 안 보여서 처음부터 읽게 되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니 쌩판 처음부터 요령 피울려고 하진 말고 문제를 풀어보면서 속독하는 법을 먼저 기르고 실전에 가까워지면 시간을 더 줄이기 위해 요령껏 풀어보길 바란다.
(사실 EJU 독해는 이걸 얼마냐 잘 하느냐 싸움이며 필자도 일본어 실력은 별 볼일 없지만 타임어택은 잘 했다)
3. 청해(聴解)
청해.. 나를 가장 괴롭혔고 끝까지 8점을 빼앗아간 과목이 청해다. 우선 오타쿠들은 걱정이 없다. 그들은 애니로 숙련된 귀로 일본어를 배우기 전부터 일본어가 들린다는 엄청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비타쿠들은 청해가 정말 괴롭다. 학원에서 아무리 일본어 공부를 한다고 해도 독해와 문법 위주의 수업이 될 수밖에 없고, 본격적으로 청해 연습을 들어간 N2에서 처음 할 때는 정말 10문제 중 두 세문제? 맞을 정도였다. 나도 참 멍청했던게 오타쿠가 아니면 따로 청해 공부라도 했어야 했는데 손놓고 있다가 EJU 반 들어가기 전에 부랴부랴 했던 기억이 있다.
첫 번째: 많이 듣기
많이 들어라. 당연한 거지만 필자처럼 손놓고 있다가 급하게 하지 말고, N5할 때부터 쉬운 거라도 애니, 노래, 드라마, 뉴스 등 취향대로 보고 들으면 된다. 뭐.. 누구는 한글 자막으로 보면 도움이 안 된다, 애니는 별로다 등등 의견이 갈리는데 절대적으로 많은 양을 들으면 그만큼 귀가 열린다. 필자는 친구들의 추천으로 애니도 좀 봤었는데 솔직히 도움은 그닥..ㅋ 그냥 즐길만하다 정도? 그리고 NHK 뉴스도 봤었는데 차라리 이게 나은듯하다.

뉴스라고 해서 엄청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우선 뉴스는 이렇게 헤드라인 같은 자막이 조금 깔려 있고, EJU에서 사용하는 어휘나 말투가 자주 나온다. 그리고 당연히 내용도 유익하고.
두 번째: 단어장의 순서를 바꿔보자
사실 첫 번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수험생의 입장으로써 좀 더 효과적이고 단기적인 방법은 단어장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필자는 학원부터 집까지 40분 정도 걸려서 매일 1시간 반이상 단어 외울 시간이 있었다. 단어 암기의 중요성은 100번 강조해도 모자라니 반드시 단어장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우선 필자는 2, 3열을 가린 상태로 1열에 쓰여있는 걸 보고 2,3열을 떠올리며 단어를 외웠었다. 왼쪽은 일반적인 단어장은 動かす->うごかす->움직이다 이런 순으로 '動かす'를 보고 'うごかす'라는 요미가나와 '움직이다'라는 뜻을 떠올리게 되지만 청해를 하는 데 있어선 히라가나만을 듣고 뜻을 떠올리는 게 중요하기에 요미가나만을 보고 뜻을 떠올리는 연습을 했다(한자는 특별한거 아닌 이상 확인만).
예를 들어 어느 정도 한자를 외웠으면 '向上' 이걸 보고 '향상'은 무조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こうじょう'로 히라가나로 읽어주면 헷갈린다. 동사 역시 '誘う'라는 한자를 보고 '꼬시다'라는 뜻을 떠올리는 건 쉽다. 그러나 'さそう'라고 불러주면 헷갈리는 게 참 힘들었다. 그래서 さそう->꼬시다->誘う(한자는 확인만) 이런 식으로 히라가나를 통해 단어를 익히는 방법을 통해 단어를 외우기 시작해서 청해 점수를 많이 올린 것 같다.
청해 청독해는 문제를 푸는 요령 같은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잘 들리면 필기를 하건 말건 다 풀 수 있다. 그러니 꾸준하게 일본어에 노출되면서 단어를 외울 때 히라가나만을 통해 뜻을 떠올리는 연습을 하게 되면 청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듯하다. 참고로 일본어 완전 노베인 필자의 경우 약 입시를 마칠 때까지 약 6권 분량의 단어장을 암기했었다.
3. 책 추천
사실 대부분 학원에서 주는 자료로 공부를 했기에 추천이라고 하긴 그렇고 그냥 학원 교제 외에 따로 구입하고 풀었던 책들을 소개해 보겠다.
-JLPT N3,2,1 청해

사진은 귀찮아서 하나만 올렸는데 N2에서 본격적으로 청해 문제를 풀 때 못 따라가겠다 싶어서 N3부터 사서 연습을 했다. 처음에 N3 풀 때는 잘 안 들리고 답답했었는데 저 방법으로 단어도 외우고 많이 듣고 하다 보니까 나중에 N1, N2는 그냥 지하철에서 풀고 했던 것 같다. 또 필자는 애니나 드라마에 딱히 관심이 없어서 남들 애니볼시간에 그냥 청해 문제 풀었다. 사실 이게 젤 효율적이긴 하다. 재미가 없어서 그렇지.
-속공 트레이닝 청해

학원에서도 자주 쓰는 교제로 진짜 이름은 속공 토레-닝구. 아무튼 원서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이나 예스24를 통해 구입했다. EJU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정말 최근 EJU보다는 약간 쉬운 것 같았다. 그래도 확실히 JLPT 교제보단 EJU 책이 도움이 더 많이 된다. 다만 책이 별로 없으니 문제 아깝게 막 풀지 말고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후 풀어보길.
-JLPT N1 독해

학원에서 N1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따로 사서 풀어봤다. 음.. 확실히 EJU와는 다르다. 시간이 많아도 못 푸는 문제들이 있으며 단어도 EJU에는 안 나올만한 어려운 한자어들이 많이 나온다. 학원쌤 피셜로 N1 독해를 EJU처럼 푸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정도까진 바라지도 않았고 그냥 독해 연습용을 풀어봤는데 그닥..? 오히려 EJU보다 과한 감이 있어 뭐 이거까지 풀어야 되나 싶다. N2가 지겨우면 한번 풀어볼 만은 하다.
-하이레벨 독해

EJU 독해 100문제 짜리다. 난이도는 요즘 독해보다는 약간 쉬운 수준? 저기 책에도 EJU 독해는 읽는 게 아니라 찾는 거라고 하네. 다른 EJU 책들의 성의 없이 답만 쓰여있는 답지와 달리 해설이 있었던 게 특징이다. 그리고 EJU 문제는 시간을 재면서 푸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 안재고 독해 능력을 푸는 건 JLPT에서 하시길. 그리고 참고상 하이레벨도 청해가 있고 속공 그거도 독해가 있다. 근데 난 왜 따로 샀지;
-이름 모를 실전 문제집

EJU 한 달 남기고 풀었던 문제집이다. 난이도는 EJU보다 약간 위? 이거 다 맞으면 독해는 만점이다. 필자는 시간 재고 풀었을 때 2~3개 정도 틀렸던 것 같은데 실전에서는 만점이 나왔다.

이건 직접 산 건 아니고 학원에서 풀었던 것 같은데 저 파란 책보다 옛날 거다. 그래서 그런지 문제도 조금 쉽지만 EJU 형식으로 나와있어서 시간 재고 풀만했었던 것 같다.
모든 언어의 시작과 끝은 단어다. 필자는 앞서 말했듯이 매일 2시간 가까이 단어를 외우는데 투자했다. 단어는 꼭 꾸준히 외워두는걸 추천하고, 독해는 글을 통해 저런 느낌을 전달하는게 참 힘들다. 아무튼 많이 풀다보면 알 것이다. 청해 역시 많이 접하되, 약간의 팁 같은게 있긴 하다.
문과는 잘 모르겠지만 이과에게 일본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당연히 잘보면 좋지만 EJU 총점이 높더라도 이과가 낮으면 별로 소용이 없다. 따라서 어느 정도 되겠다 싶으면 그냥 그 실력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공부하고 이과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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