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필자가 입시를 했던 2019년 정보를 바탕으로 2020년에 작성한 네이버 블로그 글을 복붙한 것이기 때문에 학교별 정확한 정보는 일본어로 구글링 해보시길..
모든 대학입시가 그렇듯 일본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서 꽤나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문과와 이과의 차이가 꽤 있어서 공부 방법이나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이 다르다. 필자가 이과인 관계로 이과를 중심으로 쓰겠지만 같은 학교에서 게이오 상학과를 간 친구에게 물어보며 문과에 대한 과정도 써보도록 하겠다.
먼저, 일본 입시를 위해 필요한 것은
1. EJU
2. 본고사
3. 토플(토익)
4. 학교 성적
5.(모의고사)
대충 이 정도가 떠오르는데 하나씩 살펴보자.
- EJU(Examination for Japanese University)
이게 뭐냐고 하면 한 마디로 외국인을 위한 수능 시험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출제 언어는 일본어와 영어 두 가지 중 한 개를 선택할 수 있고 이과는 일본어, 이과(과탐), 수학. 문과는 일본어, 종합 과목, 수학 이런 과목들을 본다.
우선 각 과목들을 살펴보기 전에 EJU만의 특별한 채점방식이 있는데 남들 다 맞는 쉬운 문제를 틀리면 많이 깎이고, 남들도 틀리는 어려운 문제를 틀리면 거의 점수가 안 깎이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아주 어렵고 정답률이 낮은 문제는 변별력이 없는 문제로 간주되어, 서류상 총점(이과 과목의 경우)은 100점이지만 실제로 나오는 만점은 96, 97 뭐 이 정도로 나오게 된다. 이게 합리적인지 불합리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학 1번 문제를 틀리거나 일본어 중에서 청해(오타쿠들이 많아서 정답률이 매우 높음)를 틀리면 바로 재수를 생각하는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로 친구 중 수학 1번 확률 문제에서 한두 칸을 틀려서 33점이 날아간 사람도 있다.

잘 보일라나 모르겠는데 EJU 수학의 경우는 이런 성적분포를 보인다. 위의 그래프가 문과 수학 점수로 만점이 190~194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다음이 170점으로 뚝 떨어지는데 이 사람들이 문과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안 없어진 문제 중) 한 칸 틀린 사람들이다. 그러니 쉬운 문제를 틀리면 바로 150밑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과는 이러한 하강 폭이 그나마 들한 편이지만, 이과라 그런지 없어지는 문제없이 만점은 200점이 나온다.
(1) 수학

위의 사진이 EJU의 수학 문제로 문과 문제거나 이과 1번 문제인 것 같다. EJU 수학은 이렇게 풀이 과정 안에 있는 빈칸을 채워 넣는 시스템이고, 앞서 말했다시피 쉬운 문제인 만큼 정신 줄 놓고 2+3=6 이런 실수를 하게 되는 순간 바로 내년을 기약해야 할 수도 있다. 이과의 경우 수학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배우는 범위(수 1, 수 2, 미적 1 2, 기벡, 확통)+알파(복소평면, 정수론 등)이므로 꽤나 넓은 범위이다. 그러나 문제 자체의 난이도는 수능 무난한 4점 수준? 음 근데 뭐랄까.. 느낌이 좀 다르다 한국은 공간벡터나 공간도형으로 킬러 문제가 나온다면 여기는 적분 변태라서 인테그랄과 복포평면을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문제 자체에 풀이 과정이 적혀있다 보니, 수학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약간 출제자의 의도된(?) 풀이 과정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일본스러운 문제인 것도 같다. 뒷부분에 나오는 나름 어려운 미적분 문제들도 보여주고 싶지만 저작권 문젠지 자료가 별로 없다.
(2) 이과 과목

이게 대표적인 물리 문제고 물리, 화학은 이렇게 100프로 객관식이다. 보기는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8,9개까지 나왔던 것 같음.
물리는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교육과정의 물 1, 물 2+알파(현대 물리)가 들어간다. 수학처럼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분량이 꽤 많고 개념도 묵직묵직해서 적당한 난이도로 출제하는 것 같다.
화학의 경우는 대학교 1학년 때 배우는 일반화학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론화학(아마 여기까지가 지금 화 1 화 2내용), 유, 무기(암기 헬 파티), 약간의 고분자. 화학도 문제는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과, 수학 합쳐서 가장 쉬웠다고 생각한다. 이론화학은 한국 수능에 비하면 정말 터무니없이 쉽다. 그러나 가끔 계산문제가 나오는데 기체상수가 8.31로 나오다 보니 소수점 2자리 계산을 할 때도 있다. 유, 무기는 그냥 책 한 권 다 외우면 편하다. 암기만큼 쉬운 게 없고 모르면 얄짤없이 틀려야 한다. 유기는 가끔 약간의 응용이 필요하지만 무기는 그냥 외우면 풀고 까먹으면 틀리는 거다.
(3) 일본어

일본어 과목은 이렇게 생겼다. 그냥 영어 모의고사처럼 지문 쭉 읽고 해당하는 답을 고르는 것이다. 일본어는 기술, 독해, 청해 총 세 가지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술은 30분 동안 400자인가 원고지용 A4 주고 문제에서 제시하는 주제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하여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다. 50점 만점으로 40점 넘으면 안심. 45 나오면 오... 50점 나오면 올. 대학에 제출하는 성적에는 대부분 기술점수를 제외하고 제출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그러나 35점 이하로 나오면 한자를 모르는 동남아인이나 양키로 취급당하는 등 약간의 수모를 겪게 된다.
독해는 그냥 읽고 답을 고르는 건데 시간이 정말 부족하다. JLPT(일본어 능력 시험) 과는 전혀 다르게 타임 어택 하듯이 누가 더 빨리 답의 근거를 찾느냐가 성적을 좌지우지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EJU 독해에서 틀릴만한 문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난이도는 JLPT 1.5급 정도? N1 문법은 거의 안 나오지만 단어는 간간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청해는 그림을 보고 푸는 청독해, 아무것도 적혀져 있지 않는 백지에 필기해가면서 푸는 청해 문제가 있다. 청독해가 12문제고, 청해가 13문제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위의 그림이 청독해 문제로 설명을 들으면서 알맞은 그림을 고르면 된다. 위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가끔 그래프나, 뭐 이상한 표 같은 게 나오면 문제 시작 전 후다닥 분석해야 한다. 그래도 이거는 꽤 오답률이 있어서 한 두문제 틀려도 점수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그러나 청해는 1문제라도 틀리면 10점 이상은 깎일 각오를 해야 한다. 참고로 필자는 독해 만점, 청해에서 한 문제를 틀렸었는데 8점이 까였다. 다행히도 오답률이 꽤 있었던 문제였다.
서류상의 만점은 일본어: 기술(50), 독해,청해합셔서(400), 수학(200), 이과 과목 (100점씩 2개 총 200)이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보통 일본어는 370~ 80정도가 정도가 실질적인 만점으로 나온다 이과 수학은 200, 문과는 195쯤. 이과 과목도 뭐.. 98, 97 이 정도?
- 본고사 혹은 대학 자체 시험

EJU 만으로 대학이 결정되진 않는다. 본고사라는 대학 자체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이거는 학교마다, 학과마다 너무 달라서 일반화해서 설명하기가 참 애매한데 이과는 보통 수학 문제+이과 과목 or 소논문이라 해서 이과 관련된 글 짓기 등이 있다. 문과의 경우는 90퍼센트 소논문인 것 같다. 본고사의 난이도는 학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어렵고, EJU와는 다르게 논술 형식처럼 아예 백지에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다. 풀이 과정도 자세히 적어야 하고, 그 문제에 대해서 면접 때 물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 융통성 없는 학교 중에 외국인용 본고사가 없고 일본인 현지인들과 함께 경쟁해야 하는 대학도 있는데 그런 대학은 안 쓰는 걸 추천한다.
필자의 경험을 더듬어 보자면, 와세다 대학은 1차 수학, 물리, 화학 문제를 푸는 본고사, 2차가 면접이었다. 학원 쌤 피셜로 와세다 대학이 가장 합리적인 본고사 문제를 출제한다고 한다. 당연히 어렵지만 손도 못 댈 정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변별력이 없지만도 않은 적당한 문제라고 하셨음. 그리고 나고야 대학교는 이과 소논문이었다. 무슨 진화론에 관련된 글이었는데 잘은 기억이 안 난다. 동경 공업대학교는 와세다처럼 수학, 물리, 화학, 영어 본고사가 있었고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와세다 대학 때 보다 어려웠던 것 같다. 영어 시험이 레전드였는데 살면서 이렇게 복잡하고 답답하고 짜증 나는 글을 본 적이 없다. 대충 10장짜리 글을 읽으면서 푸는 문제였는데 일본식 영어의 끝판왕이었다.
-토플(TOEFL)

토플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일찌감치 2학년 때 점수를 따놓고 3학년 때부턴 영어 공부를 전혀 안 하는 케이스도 있는 반면 족쇄처럼 질질 끌다가 원서 제출 2,3달 전까지 토플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필자는 전자에 속한다). 토플에 대한 기준은 대학마다 다른데 그 최저점은 정말 현저하게 낮다. 뭐.. 자세히 기억은 안 나는데 47 이상부터 출원 가능 뭐 이런 식으로 아주 낮은 커트라인인데 50점 맞고 그 점수를 출원할 바엔 그냥 치킨 10마리 사 먹어라.
보통 이과는 80 넘으면 OK, 문과는 90 이상이 OK라고 생각되지만, 사실 정해진 건 없다. 어느 대학에선 토플을 중요시하고 어느 대학에선 47만 넘으면 아예 안 보고 이런 게 있는데 공개를 안 한다. 그리고 이과인데 80이 안 되거나 문과인데 90이 안 된다고 6월 EJU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도 영어 공부를 하고 있으면 그게 더 비합리적이다. 그냥 내가 내는 대학이 토플을 별로 인보길 빌면서 EJU 공부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게이오 간 친구는 토플이 84인가 그것도 3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땄다고 한다. 그 친구는 일본어를 너무 잘해서 시간이 남아도니까 영어 공부를 계속했었는데, 나는 지금 일본어도 안된다 싶으면 일본어 쪽에 투자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토플 대신 토익을 낼 수 있는 학교들도 있는데 일본 입시에서 토익⊂토플이다. 애초에 흔히들 말하는 구제국 대학, 명문 사립대학은 토플만을 보고, 토익을 보는 학교들도 토플로 대신해서 출원할 수 있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토플 점수를 따는 것을 추천한다.
-학교 성적, 내신
사실 이거는 크게 의미 없다. 애초에 학교 성적이 잘 나오면 유학을 준비할 이유도 없고, 도쿄대, 오사카대학 정도 말고는 이런 걸 보는 대학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가끔 면접에서 학교 성적이 왜 그러냐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그냥 그때 현명하게 대답만 하면 크게 문제는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문부성(국비장학생), 위의 대학교가 아닌 이상 잘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래도 챙길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챙겨놓고 뭐.. 이상적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4,5등급 안에는 맞춰놓는 게 좋다고는 한다.
-모의고사 성적

모의고사 성적을 제출하나요? ㄴㄴ. 그런데 객관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학교 내신은 학교마다 다르니까 그거 가지고는 판단이 안 서고, 모의고사 성적이 4등급 밑이다 그러면 일본 유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학원에 상담 가봤자 학원에서는 당연히 가능하다.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사람마다 목표가 다르고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다르니까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본 유학으로 가장 많이 가는 도쿄의 어중간한 사립대, 칸사이 지역의 사립대는 학비가 상당히 비싸다. 이과의 경우 7,80만 엔(약 800만 원) 정도. 그러면 1년의 학비로만 2000 가까운 돈이 필요하며, 생활비를 포함하면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그리고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한국 대학의 경우 보다 비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애매한 점수로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그 후부터는 일본인과 경쟁을 해야 한다. 학점은 고사하고 유급 당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이거에 대해서는 나중에 써 보겠지만 아무튼 모의고사 성적으로 객관적인 본인의 위치를 파악해 보고 내가 과연 이걸 준비해도 될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물론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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